미국 법무부가 애플과 대형 출판사들을 상대로 낸 전자책 가격 담합 소송이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 강력한 무기를 쥐여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전했다. 가격 결정에서 자유로워진 아마존이 전자책 가격 인하를 통해 이전의 독점적인 지위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9년까지만 해도 아마존은 미국 전자책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로 전자책 시장에 등장하면서 아마존의 시장점유율은 60%로 떨어졌다. 전자책 가격을 출판사가 정하도록 한 애플로 대형 출판사들이 몰려갔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아마존은 전자책 가격을 평균 14.99달러(약 1만7000원)에서 9.99달러(약 1만1000원)로 낮췄지만 대형 출판사들의 외면으로 애플 등에 시장을 계속 뺏겨왔다.
이런 와중에 애플과 계약한 사이먼앤드슈스터, 해치북그룹, 펭귄그룹, 하퍼콜린스, 맥밀런 등 5개 대형 출판사가 가격 담합을 시도했다는 미 법무부의 발표는 아마존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치인 것이다. 대형 출판사들이 애플에만 의존하기 힘들어 결국 아마존과 계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법무부의 발표 직후 전자책 가격 인하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이번 기회에 그동안 눈엣가시였던 애플을 전자책 시장에서 완전히 내쫓으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판 전문가들은 “아마존 전자책 리더 킨들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더 싼 가격에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게 됐고, 동시에 경쟁업체인 반스앤드노블의 전자책 리더 누크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게 돼 시장 장악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소비자들이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전자책을 사 왔다며 아마존의 가격 인하 방침을 환영했다.
그러나 서점 등 종이책 판매업체는 전자책 가격 인하 소식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미국서점연합회는 “서점들로 하여금 지금보다 더 심한 경쟁에 뛰어들게 하는 것”이라고 법무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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