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청공장, 중국법 50건 위반” 발표 속
리커창 부총리, 팀 쿡에 근무환경 개선 요구
중국의 차기 총리로 꼽히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중국 내 애플 생산공장인 폭스콘의 근로환경 문제를 두고 쓴소리를 했다.
29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리 부총리는 28일 애플 CEO로서 중국을 처음 공식 방문한 쿡 CEO를 만나 폭스콘 문제를 겨냥해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이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애플과 중국 업체의 아이패드 상표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쿡 CEO는 리 부총리와 만남 직후 장저우(鄭州)의 폭스콘 신규 공장을 방문해 근무환경 개선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생산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은 최근 2년간 13명의 근로자가 자살하고 열악한 근로조건이 폭로되면서 세계적으로 비난여론이 쏟아진 곳. 미국 공정노동위원회(FLA)는 29일 중국 내 폭스콘 공장 3곳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폭스콘이 근로자들에게 저임금에 과도한 노동시간을 강요하는 등 중국 노동법 규정을 50건 이상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FLA는 애플의 요청으로 지난달부터 청두(成都), 선전(深川)의 폭스콘 공장 3곳을 직접 방문해 근로자 3만5000명을 설문조사하며 심층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근로자들은 최근 1년간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중국 노동법상 주당 노동시간은 49시간이다. 일부 근로자는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11일 연속 일했고, 24시간 7일 연속 근무한 경우도 있었다. 근로자의 43%는 근무 중 사고를 당하거나 동료직원의 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악한 근무조건에 비해 임금은 턱없이 낮았다.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은 360∼455달러(40만7000∼51만4000원)로 근로자의 3분의 2는 “급여가 기본 생계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FLA는 “폭스콘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려면 수만 명을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과 폭스콘은 내년 7월까지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인상하는 등 근로조건을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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