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혀 '지방 맛'도 느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6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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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혀가 감지할 수 있는 제6의 맛이 있으며 이는 기름(지방)맛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의 나다 아붐라드(Nada Abumrad) 박사는 사람의 혀가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미각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우마미) 등 5가지 외에 기름 맛이 있으며 이 제6의 맛에 대한 민감도가 비만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붐라드 박사는 혀에 분포하는 미뢰(taste bud)에는 지방분자를 인지하는 CD36이라는 수용체가 있으며 이 수용체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기름맛에 대한 민감도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기름맛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지방을 많이 먹어 민감도가 낮아지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지방을 섭취해 결국은 과체중-비만에 이르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과체중인 21명에게 기름이 소량 함유된 액체가 들어있는 컵 하나와 감촉은 기름과 비슷하지만 기름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액체가 들어있는 2개의 컵을 주면서 맛을 보고 3컵 중 맛이 다른 하나를 고르게 했다.

그 결과 기름맛에 대한 민감도가 8배나 높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이들은 미뢰의 CD36 수용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사람들은 이 수용체가 이들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기름맛에 대한 민감성이 낮은 사람들은 이 유전자가 변이되어 있었다.

결국 이 유전자가 변이된 사람은 음식 속에 들어있는 지방에 덜 민감해 더 많은 지방을 섭취하게 됨으로서 과체중-비만에 이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아붐라드 박사는 말했다.

사람 중 약20%는 이 변이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 사람인 야니나 페피노(Yanina Pepino) 연구원은 동물실험에서는 지방 과다섭취가 CD36 수용체 감소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지방에 대한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로 미루어 비만인 사람은 CD36 수용체가 다른 사람보다 적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질연구 저널(Journal of Lipid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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