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명품 브랜드 매장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쇼핑 천국 홍콩.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로 4피트(약 1.22m), 세로 2.5피트(약 0.77m) 크기의 ‘새장(cage)’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프랑스 파리의 루이뷔통 매장보다도 이 새장들이 더 많다. 호주 사진가 브라이언 케이시의 카메라에 포착된 ‘새장 속 홍콩인’들은 주택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집에 최소 20개의 새장이 들어가며 용적률을 최대화하기 위해 3층으로 쌓는다. 드나들기 쉬운 아래층일수록 비싸다. 공동 화장실과 세탁기는 있지만 부엌은 사치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집의 소유주는 새장당 평균 월 200달러(약 23만1700원)를 꼬박꼬박 챙긴다. “노숙하는 것보다는 나아요. 새장 속이 그래도 2∼3도 덜 춥거든요.” 은퇴 노인, 비정규직, 싱글맘 등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들이 주 이용 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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