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강력한 이란 제재 방안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이란의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경제주체는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지식경제부는 1일 대(對)이란 수출입 및 원유수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반을 구성했다. 한국 정부는 제재법 적용 유예 인정을 미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제재법은 미국의 국가 안보나 에너지 수급 안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미 대통령이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한해 제재 조치를 바로 실행하지 않고 임시적으로 면제해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약 9.6%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란에 대한 연간 수출입 규모는 163억 달러(지난해 1∼11월) 수준이다. 원유 수입 대금은 이란 중앙은행에 개설한 원화 계좌를 통해 한국의 수출대금과 상계 처리하는 방식으로 결제하고 있다.
한편 세계 원유 운반선의 약 20%(2011년 기준)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온 이란은 1일 해협 부근에서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마흐무드 무사비 해군 대변인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목표물을 추적하고 미사일 교란을 방지하는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란 원자력기구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핵연료봉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며 “연구용 원자로 노심에 이 연료봉을 주입했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이란은 하루 전인 31일에는 혁명수비대의 마수드 자자예리 사령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5년 전 얘기다. 지금은 봉쇄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한 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며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핵문제 협상 테이블 복귀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란이 강온 양면책을 동시에 드러내는 것은 미국의 제재에 반발하면서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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