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 지사-시장 선거 ‘지역정당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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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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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前지사가 이끄는 ‘오사카유신회’ 승리
오사카都 구상 탄력… 민주-자민 후보조차 못내

일본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중앙정당이 아닌 지역정당 후보가 처음으로 당선됐다.

27일 실시된 오사카(大阪) 부(府) 지사와 오사카 시장을 뽑는 동시선거에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2·사진) 전 오사카 부 지사가 이끄는 지역정당인 ‘오사카유신회’가 모두 승리했다. 이날 선거에서 오사카 시장 후보로 출마한 하시모토 유신회 대표는 히라마쓰 구니오(平松邦夫·63) 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오사카 부 지사 선거에서도 유신회의 간사장인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47) 씨가 민주당과 자민당이 공동지원한 후보를 꺾었다. 민주당과 자민당 등 기성 정당은 중앙정당에 대한 국민적 염증이 확산되면서 이번 선거에서 독자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부와 시를 합쳐 인구가 900만 명에 이르는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는 광역지자체인 오사카 부와 독립 행정권 및 예산권을 가진 오사카 시로 나뉘어 있다. 이 때문에 하시모토 전 지사는 부와 시가 분리돼 발생하는 행정과 예산낭비를 줄이자며 부와 시를 합쳐 도쿄와 같은 도(都)로 통합 구조조정하자는 ‘오사카(大阪) 도’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시모토 전 지사는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임기 중 지사직을 사임하고 오사카 시장 선거에 직접 출마했다.

하시모토 당선자는 이날 승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도인 도쿄 한 곳만으로는 일본을 지탱할 수 없어 오사카가 또 하나의 엔진이 돼야 한다”며 “중앙정당과 오사카도 구상을 협의하되 여의치 않으면 국회의원 선거에 직접 후보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정당인 유신회가 올 4월 실시된 오사카 부 의회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한 데 이어 지자체장까지 석권함에 따라 기성 정치권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하시모토 당선자는 개혁을 바라는 여론을 업고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名古屋) 시장이 이끄는 나고야 지역정당인 ‘감세일본’ 등과 함께 기존 정치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 당선자는 지난해 4월 오사카유신회를 설립했다. 행정에서 개혁적인 얼굴을 갖고 있지만 성향은 보수적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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