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8세 소년의 ‘우리 속 격투’ 동영상 논란

영국에서 어린이 두 명이 우리(cage) 속에서 격투를 벌이는 영상이 22일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10일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주 프레스턴의 한 클럽에서 열린 격투 행사를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8살과 9살 난 소년 두 명이 우리 속에서 '헤드록'을 걸거나 팔을 꺾으면서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모습이 들어 있다. 손발을 이용해 상대방을 가격하는 장면은 없다.

어른 250여 명이 우리 밖에서 경기를 구경하고 있고, 아이들은 헤드기어 등 보호장구도 없이 10분간 경기를 했다.

한 명이 경기 중 울음을 터뜨리자 의료진이 달려가기도 했다.

이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보호장구도 갖추지 않고 어린이들을 참가시킨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제르미 헌트 문화부 장관은 이날 BBC에 출연해 "야만적인 일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벌어진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스포츠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 속에서 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그렇게 스포츠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클럽 주인은 그러나 "어린이들이 우리 안에서 싸운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하는 스포츠를 했을 뿐이고 주먹을 휘두르거나 발로 가격하지도 않았다"면서 "이번 행사는 합법적인 것인데 이를 비난한다면 어린이들이 권투와 유도를 하는 것도 문제삼아야 한다"고 항변했다.

클럽 주인은 아이들이 격투기 참가를 위해 행사장에 왔고, 부모도 함께 있었다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들을 출전시킨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이번 대결은 통제된 상황에서 이뤄져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랭커스터주 경찰 대변인은 "어린이들의 안전과 관련해 자세히 조사했으나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