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철 참사’ 이긴 아이 두 발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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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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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발생한 중국 원저우(溫州) 고속철 추돌 참사 속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30개월 된 여아 샹웨이이(項瑋伊·사진)가 두 달 가까운 병상 생활 끝에 마침내 두 다리로 서 중국인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고속철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형 부부를 대신해 조카를 돌보고 있는 샹웨이이의 삼촌은 19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아이가 할머니의 도움으로 두 발로 선 사진을 올렸다. 고속철 잔해 더미에 눌려 다친 왼발과 왼손에는 여전히 석고붕대를 하고 있었지만 카메라를 바라보며 오른손으로 브이(V) 자를 그려 보였다. 샹웨이이는 “삼촌, 내가 일어났어. 나 좀 봐”라고 말하면서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중국 누리꾼은 이 소식을 크게 반겼다. 그동안 샹웨이이는 고속철 참사 ‘아이콘’으로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숨진 샹웨이이의 엄마 스리훙(施李虹) 씨가 생전에 웨이보에 딸 모습을 올려놓은 것은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사고 발생 20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구조된 샹웨이이는 왼쪽 다리를 심하게 다쳐 처음에는 다리를 잘라낼 위기에 처했으나 수차례 수술을 받으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의료진은 샹웨이이의 일부 다리 근육이 영구 손상돼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되더라도 정상적으로 걷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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