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예비투표 ‘에임스폴’은 내놓고 치른 돈-조직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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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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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티셔츠-공연에 투표권까지 나눠줘

“오바마, 당신이 원하는 그 따위 개혁은 이제 필요 없어. 나는 (대통령처럼) 하버드 출신도 아니야.”

13일 아이오와주립대의 광활한 캠퍼스는 공화당원들의 축제장으로 변했다. 이날 열린 ‘에임스 스트로폴(비공식 예비투표)’ 투표장 근처에선 ‘중남부 티파티’라고 큼지막한 연단을 설치한 티파티 멤버들이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대통령 부부를 대놓고 욕했다.

투표장인 스티븐스 대강당과 개표 결과가 발표된 힐턴 콜리시엄 체육관 근처에는 캠페인에 참가한 후보들이 텐트를 따로 차려놓고 지지자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제공했다. 바비큐 옥수수 햄버거 핫도그는 기본이고 콜라 사이다 생수 등 음료수에다 디저트까지 모두 무료였다. 투표를 했다고 하면 후보 이름이 찍힌 기념 티셔츠도 나눠줬다.

미셸 바크먼 의원은 컨트리 음악 가수 랜디 트래비스를 초청해 지지자들을 끌어 모았고, 가장 비싼 3만1000달러짜리 대형 텐트를 투표장 바로 인근에 빌린 론 폴 의원도 라이브 뮤직을 선보이면서 지지자들을 즐겁게 했다. 팀 폴렌티 의원도 로컬 밴드를 불렀고, 텐트에선 종일 바비큐 잔치가 계속됐다. 투표를 할 수 있는 30달러짜리 투표권도 아이오와 주민들이 직접 사는 게 아니라 각 캠프에서 공짜로 나눠줬다. 바크먼 의원 텐트에선 골프 전동카를 이용해 투표장으로 유권자들을 실어 날랐다.

공화당 아이오와 주 지부가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하는 에임스폴에 참가하려면 텐트 설치비용으로 1만5000∼3만1000달러를 내야 한다. 여기에 전세버스와 무료 점심, 기념 티셔츠, 투표권 제공까지 돈이 없으면 절대 치를 수 없는 행사였다.

그래서인지 이날 행사는 풀뿌리 민주주의 행사라기보다는 공인된 조직 선거이자 돈 선거처럼 보였다. 이번에 에임스폴에 전력투구하고도 3위에 그치자 중도 포기한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도 재정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에임스=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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