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의 ‘性戰’?… “군인들에게 비아그라 지급, 시위여성 집단성폭행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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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증거 확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군인들에게 비아그라를 지급하며 시위 여성들에 대한 집단 성폭행을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다피가 직접 성폭행을 지시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레노오캄포 검사는 이날 “리비아 당국은 비아그라와 같은 약물을 대량 구입해 군인들에게 나눠줬다”며 “워낙 새로운 형태의 시위 탄압 방식이라 우리도 처음엔 의문을 가졌지만 수사를 하면서 점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ICC는 지난달 16일 반(反)인류범죄 혐의로 카다피와 그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ICC는 카다피에게 집단 성폭행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카다피가 반군 측 여성들을 성폭행할 것을 명령한 것은 이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심어줘 시위 참여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집단 성폭행이 새로운 전쟁 무기로 활용된 셈이다. 모레노오캄포 검사는 “리비아 일부 지역에선 이미 여성 수백 명이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보고가 여러 건 있다”며 “이는 매우 극악하고 한계를 넘은 행위”라고 덧붙였다.

카다피의 성폭행 지시 혐의에 대해 리비아 정부 측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리비아는 ICC의 재판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리비아 반군을 지원하는 서방과 아랍국가들은 카다피 이후의 리비아 체제를 논의하기 위해 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연락그룹 회의를 열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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