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들어가 정밀 조사를 벌인다. CIA는 건물 벽이나 바닥 등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내부를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은신처 안팎을 샅샅이 훑을 계획이다. 부분적으로 손상됐거나 불태워진 자료를 복원하는 특수 장비도 사용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파키스탄 정부가 CIA에 빈라덴 은신처에 대한 현장 조사를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이 자국에 알리지 않고 빈라덴 사살 비밀작전을 펼친 데 불만을 품고 접근을 막아왔으나 지난주 마이클 모렐 CIA 부국장이 파키스탄 정보기관 수장인 아마드 수자 파샤 중장을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면서 조사 허용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또 파키스탄은 미국 특수부대가 철수한 뒤 자국 보안군이 은신처에서 찾아낸 자료들도 CIA가 볼 수 있도록 허락했다.
CIA는 27일부터 시작되는 현장조사에서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 등 다른 간부들이 이곳을 출입했는지도 확인하기로 했다. 은신처 내부에 남겨진 DNA를 면봉으로 수거해 분석하면 은신처를 드나든 인물들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CIA 요원은 “빈라덴의 옷에 묻은 꽃가루만 확보해도 그가 파키스탄 내 어디를 방문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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