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찬’ IMF 총재 모습에 佛 모욕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7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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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일부 국민들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총재이자 자국의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가 수갑을 찬 모습이 여과 없이 언론에 노출된 데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에서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 수갑을 찬 피고인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배포하는 것이 금지돼 있는 만큼 프랑스 국민들이 스트로스-칸 총재의 이런 사진을 보고 느끼는 모욕감이 상당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뉴욕 법정에 나타난 스트로스-칸 총재는 검은색 레인코트를 입고 수갑을 찬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에서는 프랑스와 달리 용의자에 대한 사진 촬영이 허용되는 만큼 총재의 이같이 초췌한 모습은 그대로 언론에 노출됐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엘리자베스 기구 전 법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인 '프랑스 인포'와의 인터뷰에서 수갑을 찬 스트로스-칸 총재의 사진은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며, 매우 잔인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사법체계가 미국과 다르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정치 논평가인 막스 겔로도 두 나라의 사법체계가 다르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프랑스 역사상 고위급 인물이 마치 유죄가 확정된 잡범처럼 다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현지 일간 르몽드의 전 편집국장이자 수석 에디터인 알랭 프라숑은 "우리는 정치인들의 '생각'에 대해 논의할 준비는 돼 있지만 그들의 '삶'을 다루는 것은 겁을 먹고 있다"면서 자국의 언론 풍토를 자성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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