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 이후]소재 찾았지만… 美, 알올라키 사살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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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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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정부 정보 통해 차량추적… 무인기 1차 공격실패로 놓쳐

미군 무인비행기 ‘프레데터’가 5일(현지 시간) 예멘 산악지대 샤브와 지역을 주시하고 있었다. 미리 받은 첩보대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나타났다. 프레데터는 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지만 빗나갔다. 45분 뒤 두 번째 프레데터가 날아와 차량을 박살냈다. 그 사이 테러리스트는 다른 차를 타고 달아났다.

프레데터가 공격한 인물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를 이끄는 안와르 알올라키(사진). AFP통신은 “그가 공격당한 건 맞지만 차를 바꿔 타고 무사히 마을로 돌아왔다”는 측근의 말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최악의 테러리스트로 꼽히는 오사마 빈라덴과 알올라키를 같은 주(週)에 제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7일 전했다.

알올라키는 1971년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다. 7세 때 예멘으로 간 그는 10대 때부터 이슬람 근본주의에 심취했다.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이슬람 성직자(이맘)가 됐다. 2004년 예멘에서 교수 자리를 얻은 뒤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유창한 영어 실력이 무기다.

미국은 알올라키 세력을 소탕하려고 예멘 정부에 해마다 3억 달러(약 3285억 원)를 지원했다. 그러나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미국에 그리 협조적이지 않았다. 알올라키의 존재가 사라지면 미국도 지원을 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살레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건 최근의 반정부시위 때문. 시위대 유혈진압 때문에 미국도 등을 돌리자 알올라키 관련 정보를 계속 제공하며 미국의 환심을 산 것. 이번 작전도 예멘 정부의 첩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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