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11 딱 한달만에 또 … “규모8 여진도 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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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1개월 전국서 추모행사 중 곳곳 정전사태… 신칸센 한때 멈춰
후쿠시마 원전 냉각수 주입 중단… 30km밖 마을도 ‘계획피난’ 지시

애∼∼앵.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전역에 일제히 사이렌이 울렸다. 3·11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정확하게 1개월째. 두 손을 모은 채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 옆 사람의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하는 사람, 한 달 전 피신했던 높은 지대로 올라가 쑥대밭이 된 마을을 내려다보며 우는 사람…. 길 가던 시민들도 일제히 멈춰 섰고 생중계하던 NHK 아나운서도 1분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본 열도는 깊은 침묵에 빠졌다.

그로부터 2시간 30분 후. 리히터 규모 7.0의 강한 지진이 또다시 동북지방을 강타했다. 숨진 사람을 추모할 틈도 없이 살아남은 사람들은 기겁하며 몸을 피해야 했다. 피난소에 몸을 의지했던 사람들은 달리 몸을 피할 곳이 없어 우왕좌왕했고, 아이들은 엄마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곳곳에서 전기가 끊어지고 철도가 멈췄다.

이바라키 현에서는 46세 남성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숨지는 등 2명이 사망했고, 후쿠시마 현 이와테 시에선 가옥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됐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동북지역 20만 가구가 정전됐다. 한동안 도호쿠(東北) 신칸센이 일제히 운행을 중단하고 고속도로 곳곳이 통행 금지됐다. 기상청은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나 피해는 없었다.

3시간 넘게 수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이어진 추가 지진으로 사람들은 ‘최대 여진’의 공포에 몸을 떨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최대 여진의 경우 본래의 지진(3월 11일 리히터 규모 9.0)보다 1.0 정도 작은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한다. 3·11 대지진처럼 해양판과 대륙판이 만나는 경계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1개월 정도 후에 최대 여진이 발생한 전례가 수차례 있다. 규모 8급의 대지진이 언제든 올 수 있다는 것. 규모 7급의 여진은 3·11 대지진 당일 3차례에 이어 이달 7일과 11일 등 모두 5차례 발생했다.

이날 지진의 영향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원자로로 연결되는 가설펌프의 외부전원이 일시적으로 차단돼 원자로 냉각수 주입이 50여 분간 중단됐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원자로 내의 냉각수 주입은 양이 적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2호기 주변 작업터널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복수기로 옮기는 작업도 지진 때문에 중단됐다. 4∼6호기의 전원과 냉각에는 이상이 없다고 도쿄전력 측은 밝혔다. 하지만 추가 여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원전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현장 작업원들에게 한때 대피명령을 내렸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에서 30km 이상 떨어졌어도 누적 방사선량이 연간 20mSv(밀리시버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마을을 ‘계획피난구역’으로 설정해 약 1개월간피난 지시를 내리는 등 피난구역을 확대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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