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를 공습한 다국적군의 ‘오디세이 새벽’ 작전이 개시된 지난달 19일 리비아에 맨 먼저 날아간 것은 프랑스의 첨단 전투기 ‘라팔’과 ‘미라주’였다. 라팔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취임 직후 온갖 비난에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자국으로 초대하면서까지 팔려고 했던 바로 그 전투기였다. 미라주가 폭격한 비행장에는 프랑스가 이전에 수출했던 리비아 공군의 미라주 전투기 여러 대가 늘어서 있었다.
영국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폭격한 트리폴리 외곽 미티가 공군기지는 다름 아닌 2009년 10월 이 전투기가 에어쇼에 참가해 리비아 지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던 그 장소였다. 당시 영국은 이 전투기를 팔려고 혈안이었다.
서방의 최신 무기 수입국이었던 리비아 하늘이 이제는 최신 전투기들의 실전 데뷔 무대이자 무기 홍보장(쇼윈도)으로 바뀌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이를 아이러니라고 평했다. 전투기 판매에서 ‘실전에서 검증됐다’는 평가는 매우 중요한 평가 척도다. 실제로 현재 군용기 구입을 예정하고 있는 나라들은 리비아를 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600억 달러어치의 군용기를 구입할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100억 달러어치의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인 인도를 비롯해 브라질 덴마크 그리스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쿠웨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진 라팔의 홍보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에만 340억 유로를 들인 라팔은 지금까지 외국에 단 한 대도 수출하지 못했던 인기 없는 전투기였다. 하지만 브라질의 전투기 36대 수주전(내년 초 결정)에서 최근 라팔이 미국의 FA-18과 스웨덴의 그리펜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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