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日, 원전악화에…뒤늦게 세계 각국에 ‘SOS’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1일 0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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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위기에 처하자 뒤늦게 세계 각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자 '원전 대국'인 미국과 프랑스에 적극적인 협력을 구하는 동시에 전문가와 장비 제공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원전 사고 대응을 둘러싼 일본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이번 사태로 세계의 '걱정'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간 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원전 사고에 대해 협의를 했으며 미국은 첨단 장비를 동원해 원전 상황 파악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29일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에서 "원전 안에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로봇을 일본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로봇은 고농도의 방사선 물질에 노출돼도 작업이 가능하다.

미국은 해당 로봇을 조종할 인력, 에너지 담당자 등 전문가 40명과 원전 내부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여러 대, 작업에 필요한 7t 분량의 기자재도 일본에 발송하기로 했다.

미 공군은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아 원전 상공에서 소량의 방사성 물질도 감지할 수 있는 기상관측 항공기 WC135기를 파견했다.

세계 유수의 원전대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방문해 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원전 사고 대응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할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프랑스에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 처리 관련 전문가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프랑스 에너지 대기업인 아레바, 프랑스전력공사(EDF) 등에도 도움을 구했다.

EDF는 18일 원전사고 때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을 포함한 특수장비 지원을 제의했으나 일본 측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무산된 적이 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대지진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도쿄전력에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하고 있다.

한수원은 도쿄전력이 방사선 작업자 보호용 마스크와 필터를 긴급 요청함에 따라 마스크와 필터 200개씩(4000만 원 상당)을 항공편을 통해 전달했으며 원전에서 사용하는 붕산 52t도 지원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원전 시설의 안전 관리 문제를 취급할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중장비를 일본에 지원한다.

중국이 후쿠시마에 보낸 높이 62m의 콘크리트 주입 장비는 평소 고층 건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를 붓는 역할을 하지만 이번에는 냉각을 위해 물을 투입하는 장비로 전용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방사선 측정 전문가로 꾸려진 팀을 파견하는 등 일본 지원에 합류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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