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오바마 “모든 자원 지원” 밝혔지만… 日 수습능력에 의구심

  • 동아일보

직접 정보수집 나서… 예고없이 日대사관 찾아 위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17일 예고 없이 워싱턴의 주미 일본대사관을 방문했다. 당초 일정에 잡혀 있지 않은 방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시내 의사당에서 열린 성패트릭데이 오찬에 참석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가지 않고 매사추세츠 가의 일본대사관으로 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명록에 “엄청난 비극을 맞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미국은 우방국인 일본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재기자들에게 “오늘 일본대사관을 찾은 이유는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미국이 얼마나 상심하고 있는지 일본인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사키 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으로 돌아간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55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의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며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미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이 열심히 일을 처리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 손상은 인근 주민들에게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미국 행정부가 원전에서 반경 50마일(80km) 이내에 있는 미국민에 대해 대피하라고 한 것은 과학적 평가와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 포괄적인 검토 작업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강력한 지원 의사와는 별개로 미국은 이번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 측의 대처 능력과 투명성에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그레고리 재스코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위원장으로부터 밤늦게까지 보고를 받고 대책을 숙의했다. 미국은 일본 정부의 허락하에 후쿠시마 원전 상황 정보를 직접 수집하기 위한 항공기를 배치했다.

미 행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80km 이내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도쿄와 요코하마 나고야 일대에 거주하는 외교관 가족 등 600명에게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미 국무부는 17일 특별기로 미국인 100여 명을 타이베이로 대피시켰으며 18일에도 추가로 1대를 투입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의 미국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도쿄에서 현지로 14대의 버스를 보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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