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2차대전 후 최저 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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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원전 공포가 심화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2차 세계대전 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시장의 엔.달러 환율은 16일 오후(한국시각 17일 새벽) 전자거래시스템 EBS에서 한때 달러 당 76.52엔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했다.

이는 지난 1995년 4월 19일의 전후 최저 환율인 79.75엔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원전 공포가 심화되면서 일본의 천문학적 복구 비용을 고려한 엔화 가수요가 엔고를 강하게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최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 완화' 기조를 고수키로 한 것도 지속적인 달러의 상대적 약세를 예고해 엔고를 부채질한 또 다른 요소로 지적됐다.

미 뉴저지주 베드미니스터 소재 포렉스닷컴의 브라이언 돌란 수석 전략가는 로이터에 "(일본은행이) 개입하지 않고는 현재로선 엔고를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면서 "달러 가치가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돌란은 프랑스가 선진 7개국(G7) 긴급 회동을 요청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아마도 G7이 공조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방안을 협의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원전이 '멜트다운'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왔듯이 "금융시장이 멜트다운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더글러스 보스위크 대표는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스위크는 달러 외에 원화와 위안화도 엔에 대해 가치가 떨어져 왔다면서 이 때문에 일본이 앞서 개입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일본이 엔화의 이 같은 상대적 강세로 인해 해외의 수입 수요가 한국과 중국으로 옮겨갈 것임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소재 BNY 멜론 은행 측은 지난 15일 "엔.달러 환율 80엔이 마지노선인 것으로 본다"면서 "그것이 무너지면 일본은행이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전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뉴욕 증시도 15일 낙폭이 1%대로 좁혀졌던 것이 16일 또다시 벌어져 다우 지수가 전날보다 2.04% 하락해 거래가 마감됐다.

반면 '안전 자산' 수요는 늘어나면서 채권과 금쪽으로 자금이 몰렸다.

금값은 현물 기준으로 16일 온스당 1천396달러로 전날보다 3.40달러 상승했다.

채권시장의 가늠자인 10년 만기 미 국채는 16일 가격이 25/32로 형성되면서 가격과 반대로 가는 수익률은 3.21%로 전날보다 0.9%포인트 빠졌다. 그만큼 가격이 뛰었다는 얘기다.

채권 거래 물량도 급증해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6일 하루에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IFR에 따르면 거래가 단기물에 집중되면서 10일 평균치의 150% 이상을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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