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에다노 관방, 잠 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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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사용자들 “TV 틀면 나와”… “쉬면서 하세요” 수면 기원 메시지

“드디어 에다노가 잠들었다.”

15일 오전 일본어 트위터에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사진) 일본 관방장관이 105시간 만에 잠자리에 들었다는 소식이 퍼졌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그동안 정말 수고했다”며 이 소식을 앞다퉈 퍼 날랐다. 그전까지 트위터 사용자들은 ‘#edano_nero’라는 표시로 에다노 장관이 얼른 잠자리에 들길 기원했다. ‘nero(寢ろ)’는 일본어로 ‘자라’는 뜻.

관방장관은 내각의 2인자로 정부의 대변인 역할도 맡는다. 에다노 장관은 대지진 발생 후 파란 점퍼를 입고 TV에 나와 위기를 극복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일본 트위터 사용자들은 “최근 며칠 동안 TV만 틀면 에다노 장관이 나온다. 대본을 읽는 게 아니라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에다노 장관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며 칭송했다. 에다노 장관은 대표적 지진 피해지역 미야기(宮城) 현 센다이(仙臺) 시에 있는 도호쿠(東北)대를 졸업해 트위터 사용자 사이에선 ‘도호쿠의 아들’이라는 명성도 얻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에다노 장관 얼굴에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에다노 장관 눈 밑의 다크서클이 베개보다 더 크다”고 표현했다. 잠자리에 들고도 에다노 장관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그가 TV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 NHK는 화면 한쪽에 에다노가 자는 모습을 방영하라”고 쓰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폭발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오후 그는 다시 TV 카메라 앞에 섰다. 한편 일본어 트위터에서는 사태 조기 수습에 실패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비판하는 ‘#kan_okiro(간 총리는 이제 잠 좀 깨라)’는 문구도 인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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