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통로’ 쿠사 외교장관 연락 두절

  • 동아일보

핵무기 포기 협상 주도 인물… “밀려났다” “잠수탔다” 추측만


리비아 시위 사태 시작 이래 미국 등 서방국과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간의 유일한 비공식 핫라인이었던 무사 쿠사 리비아 외교장관(사진)의 연락이 두절됐다.

쿠사 장관은 카다피 원수와 운명을 함께할 ‘순장(殉葬)조’로 불렸던 핵심 측근이다. 미국 등 서방국은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열쇠를 쿠사 장관이 쥐고 있다고 보고 유엔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까지 그와 지속적으로 접촉했다. 그러나 10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쿠사 장관은 지난 주말 이후 서방국과 연락이 끊겼다. 쿠사 장관이 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쿠사 장관은 리비아 정보국 부국장이던 1980년대 미국 팬암기 폭파 테러를 비롯해 반정부 요인 암살 등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죽음의 사자(使者)’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정보국장이던 2003년 리비아의 핵무기-대량살상무기 포기 협상을 주도하며 서방세계에 믿을 만한 카운터파트로 꼽혔다. 핵무기 포기로 서방세계를 위협할 수단을 잃은 카다피 원수가 쿠사 장관을 숙청했을 가능성과 함께 자신의 음모적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잠수를 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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