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 ‘오자와發 분당’ 신호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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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 징계 반발 계파의원 16명… 새 원내교섭단체 결성선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간사장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 16명이 오자와 전 간사장에 대한 당 집행부의 징계에 반발해 17일 새로운 회파(한국의 원내교섭단체) 결성을 선언했다. 당 집행부는 ‘당 소속 의원은 회파에서 이탈할 수 없다’는 당 규약을 이유로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미 결성 신고서까지 제출했다.

회파 이탈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와타나베 고이치로(渡邊浩一郞) 중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본래 민주당 모습과 다른 지금의 간 나오토(菅直人) 정권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했다. 또 2011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민주당의 정책공약에 비춰 판단할 것이고 당의 결정과 다를 수도 있다”며 예산안에 반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사실상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도 “의원 각자가 민주당을 생각하는 마음과 정권교체의 의의를 생각하면서 한 행동”이라며 이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의 단체행동은 당 집행부가 정치자금 문제로 기소된 오자와 씨의 당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한 데 대한 반발이다. 민주당 내 오자와 그룹은 140∼150명으로 당내 최대 계파다. 오자와 그룹 관계자는 “이번 행동은 제1탄에 불과하다”며 당 집행부가 오자와 씨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경우 추가적인 행동을 예고했다.

만약 오자와 그룹의 추가 행동이 예산안 및 관련 법안을 보이콧하는 것이라면 민주당은 파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여소야대인 참의원에서 예산안 및 관련 법안이 부결될 것에 대비해 사민당을 끌어들여 중의원에서 3분의 2 의석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분열은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일본 국회에서는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시킬 수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당 내분으로 예산안이 표류할 경우 간 총리가 택할 수 있는 길은 스스로 물러나거나 중의원을 해산하는 것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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