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공동성명에 애매한 표현…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0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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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남북대화가 필수적 조치여야"
중문 "남북대화는 매우 중요한 일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의 남북대화 관련부분에 '애매한' 표현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영문 공동성명에 '미국과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지하고 건설적인(sincere and constructive) 남북대화가 필수적인 조치(essential step)라는데 합의했다'는 부분. 여기서 '남북대화가 필수적인 조치(essential step)'라는 표현이 중문 공동성명에는 '남북대화가 매우 중요한 일보(非常重要的一步)'라고 표현돼 있다.

현재 남한은 북한의 거듭되는 무조건적인 남북대화 요구에 대해 진정성 확인을 위한 대화를 먼저 요구하는 역제안을 한 상황으로 대화 절차를 두고 남북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지지하는 미국은 영문 공동성명 문구를 바탕으로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해온 중국에게는 남북대화는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6자 회담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은 아니라면서 절차생략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일각에서는 미중 양국이 서로 입장을 감안해 영문과 중문 공동성명에 일부러 '의미가 다른 표현'을 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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