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112기 의회가 새롭게 임기를 시작했다.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됐으며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사진)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으로부터 의사봉을 넘겨받았다. 펠로시 전 의장은 소수당이 된 민주당의 원내대표로 돌아왔다. 벌써부터 미국 의회는 예산삭감 공방으로 뜨겁다.
공화당은 지난 의회에서 편성된 올해 예산 가운데 1000억 달러를 삭감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나섰다. 아직 구체적으로 삭감 항목을 밝히지 않았지만 국방예산과 참전용사에 대한 지원예산을 제외한 분야의 예산에 손을 댈 작정이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예산 삭감은 지난해 의회가 할당한 4770억 달러의 연방 프로그램 예산 중 20% 이상의 삭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공화당의 선거공약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당장 제이컵 루 백악관 예산실장은 “이 같은 전면적인 삭감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과 고용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예를 들어 교육 분야의 대폭적인 예산 삭감이 이뤄지게 될 경우 4만 명의 교사가 일시 해고상태에 빠질 것이며 각종 기초 연구와 학생들에 대한 보조금 삭감도 불가피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화당의 계획대로 이미 실행 중이거나 예정된 각종 사회복지 분야에서 예산 삭감이 이뤄질 경우 수혜 대상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균형 예산을 위해 연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주 정부로선 연방 지원 예산 삭감으로 더욱 심각한 재정난을 맞을 가능성도 크다.
공화당은 개원 이튿날인 6일 의회 사무실의 5% 경비삭감 결의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낭비성 예산을 줄이는 데 입법부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삭감결의안은 원내 지도부 사무실 경비 100만 달러, 상임위원회 사무실 경비 810만 달러, 의원회관의 의원 개인 사무실 경비 2610만 달러 등 연간 총 3520만 달러의 경비 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결의안이 통과되면 2년간 효력을 발휘한다.
건강보험개혁법안 철회를 위한 표결은 12일로 예정됐다. 공화당은 242명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당론으로 건보개혁 철회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원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여전히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는 개원 후 3개월 동안 △정부규제 및 일자리 창출 △금융위기에 대한 대처 △아프가니스탄의 부패 △위키리크스 파문 △식품 및 의약품 안전 등 6개 분야에 대한 의회 차원의 대대적인 국정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2주일간의 하와이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에 복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존 베이너 신임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2012년 대선 선거운동을 위한 시간은 2012년에도 충분히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경제 살리기에 모든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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