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핵벙커를 새 둥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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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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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서버 이용못하자 스웨덴 지하 30m동굴로 저장소 이전 결정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문건파일을 저장할 장소로 선택한 스웨덴의 한 지하동굴. 냉전시대 핵 벙커로 사용된 이곳은 요새를 방불케 한다. 위키리크스는 미국 기업 아마존의 전격적인 서버 제공 중단 조치에 따라 앞으로 동굴 서버를 이용할 계획이다. 사진 출처 로스앤젤레스타임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문건파일을 저장할 장소로 선택한 스웨덴의 한 지하동굴. 냉전시대 핵 벙커로 사용된 이곳은 요새를 방불케 한다. 위키리크스는 미국 기업 아마존의 전격적인 서버 제공 중단 조치에 따라 앞으로 동굴 서버를 이용할 계획이다. 사진 출처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25만여 건을 전격 공개한 여파로 아마존 서버를 더는 이용할 수 없게 된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냉전시대 핵 벙커를 ‘새로운 집’으로 선택했다고 CNN이 2일 보도했다.

미국 회사인 아마존이 1일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버 제공 중단을 선언한 뒤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온 위키리크스는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화이트마운틴에 있는 지하 동굴을 문건파일 저장소로 결정했다. 냉전시대 핵 벙커로 이용된 이 동굴은 지하 30m에 큰 바위를 깎아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매우 튼튼한 시설로 알려져 있다. CNN은 이 지하 동굴에 대해 “제임스 본드 영화에나 등장할 만한 곳”이라고 묘사했다.

이 동굴에 전용서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스웨덴의 반호프사는 서버 보호를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출입구가 하나라 통제가 쉽고, 50cm 두께의 철문을 통과해야 내부로 접근할 수 있다. 또 독일 잠수함에서 떼어낸 예비 발전기까지 갖춰 정전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다. 반호프 최고경영자(CEO)라고 밝힌 인물은 동영상에서 “동굴 시설은 공상과학 영화와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펴내는 잡지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 동굴에 대해 “만약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씨가 본드 영화에 나오는 악당이 되려 한다면 그는 성공한 셈”이라며 “어산지 씨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연속된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에 대응해 요새화된 자료 저장소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터넷 도메인업체인 ‘에브리dns닷넷’은 3일 “디도스 공격으로 다른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안정성을 위협받고 있다”며 위키리크스 홈페이지(wikileaks.org) 접속을 차단했다. 이에 위키리크스는 스위스 도메인으로 옮긴 새 홈페이지(wikileaks.ch)로 접속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리크 베송 프랑스 에너지산업부 장관은 이날 “세계 외교를 위험에 빠뜨린 사이트의 서버를 막을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밝혀 미국에 이어 위키리크스 서버 제공을 중단하는 나라가 늘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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