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술 마시고 핵무기 운반’ 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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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새 16건 적발 ‘안전구멍’

미국에서 핵무기나 핵무기부품, 특수 핵물질을 운반하는 요원들이 임무수행 중 음주 운전한 사실이 발각됐다. 샌드라 브루스 미 에너지관리국 감사실 부실장은 22일 보고서에서 “정부의 보안수송국에서 2007∼2009년 핵무기 운반에 관여한 요원 600여 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조사한 결과 16건의 음주 관련 사고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16건의 대부분은 핵무기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호텔 투숙 또는 비번일 때 음주 관련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이 중 2건은 임무수행 도중에 일어났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호송요원 두 명은 지방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경찰관의 단속에 걸렸다. 경찰관은 이들이 정부 핵무기 운송요원이고 임무 수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즉각 이들을 구금했다. 2007년에는 핵 운송 요원 한 명이 만취상태에서 공공장소에서 행패를 부리다 체포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매우 중대한 국가안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잠재적 취약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핵안전관리 당국은 “핵무기 수송요원들은 그동안 단 한 건의 방사능 유출 또는 결정적 사고가 없이 1억 마일(약 1억6100만 km) 이상의 핵 수송 업무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고 반박했다.

미국 핵무기 운반 규정은 임무수행 10시간 전부터 절대로 술을 입에 대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2% 이상이면 임무에 투입하지 않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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