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위기 다음은 포르투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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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경고… “스페인-이탈리아로 확산 가능성도”

아일랜드가 최대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가운데 포르투갈이 아일랜드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유로 위기의 초점이 포르투갈로 옮겨갔다’는 기사에서 “포르투갈 정부의 부인에도 금융시장은 다음 차례가 포르투갈이고 궁극적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널은 아일랜드 외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DS가 높을수록 정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저널은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으면 향후 3년간 515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스페인의 경우 3500억 유로 이상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그 충격이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9.3%에 달한 재정적자를 내년에는 4.6%로 낮추는 재정 감축안을 26일 의회에서 표결한다.

IHS 글로벌인사이트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포르투갈이 올해 재정적자율을 7.3%로 낮춘다면 아직 기회는 있겠지만 실패할 경우 대규모 채권 상환이 몰리는 내년 1분기에 구제요청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요청과 관련해 “아일랜드 지원이 상황 악화를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차라리 채권단과 채무 구조조정 협상을 즉각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의 권고”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잘 정리된 채무 구조조정이 시장에 충격을 줄이고 구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현실적 방안”이라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 더 좋은 해법이라는 일부의 견해를 소개했다.

한편 구제금융 요청으로 정치적 내홍에 휩싸인 아일랜드의 브라이언 카우언 총리는 22일 야당 등의 사퇴 요구에 “물러나지 않겠다”며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긴축재정안의 의회 처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우언 총리는 “긴축재정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 의회를 해산해 힘든 시기에 누가 정부를 이끌어 나갈지는 국민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제금융 신청이 결정된 이후 야당인 통일아일랜드당은 물론이고 연립정부 내 소수파인 녹색당과 집권 공화당 일부에서도 총리 사퇴 요구가 제기됐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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