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高’ 손발 안맞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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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해외채권 사상 최대매입 ‘換테크’
예상과 달리 弱달러-엔高더 부추겨 당혹

올해 들어 일본 금융업체 등 기관투자가들이 외국 채권을 사상 최대 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장기국채 금리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국 등 외국채권으로 몰린 탓이다. 그러나 미 국채 매입이 오히려 엔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일본 내 투자자의 외국채권 순매수액(단기채권 제외)은 20조9400억 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과거 최대였던 2005년(15조8500억 엔)을 이미 뛰어넘는 규모다. 일본의 장기국채 금리(10년물)가 연 1% 이하로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국 등 외국채권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채권의 절반 이상은 미국 국채로 미국의 10년짜리 장기 국채 금리는 2%대 후반이다.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일본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미국 국채 보유액은 7월 말 현재 8210억 달러(약 67조 엔)로 작년 대비 7.2% 증가했다.

그러나 일본 투자자의 미 국채 매입은 엉뚱한 결과를 낳고 있다. 미 국채 매입이 미국 금리를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달러 약세-엔고를 조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국채를 매입하면 자국 통화를 팔고 상대국 통화를 사야 하기 때문에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해외에 나가 있는 일본 금융사들이 현지에서 직접금융을 일으켜 달러를 차입해 국채를 매입하는 게 문제다. 또 지난달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사들인 달러가 대부분 미국 국채투자로 흘러들어간 점도 엔고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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