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회고록에 솔직한 심정 토로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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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후임 브라운은 감성적 지능 ‘제로’ 총리로서 실패자
“그는 총리로서 ‘완전한 실패자(disaster)’였다. 정치적 직감이 부족했고, 감성적 지능은 제로였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57·사진 오른쪽)가 1일 출간되는 회고록 ‘여정(A Journey)’에서 자신의 후임자인 고든 브라운 전 총리에 대해 갖고 있던 느낌을 솔직히 털어놓았다고 영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블레어는 퇴임 후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이라크전 참전 결정에 관해 “전사자들에 대해서는 비통한 심정을 느끼나 참전 결정을 후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블레어가 지난 3년간 공들인, 718쪽 분량의 이 회고록에는 브라운과의 불편한 관계 및 이라크전 참전 결정 외에도 △최연소 노동당 당수에 오른 1994년 선거 △1997년 총선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죽음 △북아일랜드 평화협상 △테러와의 전쟁 노력 등이 담겨 있다.

블레어는 브라운에 대해 ‘까다롭고 때때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브라운 전 총리가 강하고 능력 있고 똑똑한 사람임을 인정하면서도 브라운에게 정권을 넘겨준 것은 현명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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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는 올해 5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패배한 이유는 자신이 주창한 ‘신(新)노동당’ 노선을 브라운 당시 총리가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노동당 노선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1997년 총선 압승으로 시작된 노동당의 13년 장기 집권이 더 길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브라운에게 화살을 돌렸다. BBC는 블레어가 그동안 소문과 추측으로 나돌던 브라운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직접 자세하게 묘사한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블레어는 이라크전 참전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권좌에 앉아 있는 것이 그를 제거하는 것보다 영국의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됐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후세인 제거 결정을 옹호했다.

블레어 회고록은 이미 세계 최대 온라인서점 아마존의 영국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인세로 미리 받은 460만 파운드(약 84억 원)를 포함한 수익금은 상이군인을 돕기 위한 자선활동에 기부된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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