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韓美日, 北 더 괴롭히면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1일 17시 22분


코멘트

노골적 北두둔…"韓日과 美 이간질 의도 감지"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31일 노골적으로 북한을 두둔하는 공동 사설을 싣고 한미일에 대해 더 이상 북한을 괴롭히지 말고 북한의 개혁, 개방을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는 응당 북한의 개혁, 개방을 격려해야 한다'는 제목의 공동 사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5일간의 중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날 나와 주목을 끌었고 이 사설에선 한일과 미국을 이간질하려는 의도가 감지됐다.

사설은 김정일 위원장의 최근 방중을 개방에 대한 관심표명으로 평가하고 "김 위원장은 최근 3개월 사이에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부흥하고 있는 중국 시장 경제의 최전선에 있는 여러 도시들을 찾았다"며 "이는 북한이 개방과 경제 발전에 큰 관심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경제 발전은 북한의 강 건너편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한 뒤 "북한의 지도자가 중국으로부터 배우기를 꺼 릴 이유는 없다"며 "김정일의 최근 (중국) 방문은 경제에 대한 그의 관심이 증가되어 왔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사설은 "외부 세계는 북한이 문호를 스스로 차단했다고 불평하지만 한미동맹의 존재, 한국. 미국. 일본의 매체들이 북한 정권을 어떻게 전복시킬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왔다는 사실 등을 감안해 북한의 입장에 처한다면 달리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사설은 이어 "서방은 항상 북한을 세계의 주된 위협 중 하나로 간주하지만 어떻게 북한 같은 나라가 그들에게 '자살 공격'을 감행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북한은 한, 미, 일의 그늘 속에 살면서 군사적 위협과 정치, 문화적 침투의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 폐쇄성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역설했다.

사설은 또 "북한의 개방은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풀기 어려운 옭매듭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6자회담의 다른 당사국들도 매듭을 풀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 나라(한, 미, 일)는 북한을 더 이상 괴롭혀선 안된다"면서 "중국은 국제적인 혼란에서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미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이 그들의 역할을 재고(再考)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정말로 미국에 의해 더 단단히 조여진 올가미 속에 갇히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사설은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통일부당국자는 31일 "김 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공식 등극한 1998년 이후 베트남을 방문했다는 기록은 없으며, 1998년 이전 기록에서도 베트남 방문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인민일보의 국제판격으로 국제문제에 대해 인민일보가 하기 어려운 국제문제에 대해 때로는 도가 지나친 논조의 기사를 게재한다는 평가이다.

또 작년 4월부터 발행된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해외 주류 매체들에 대항, 국제 현안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알리기 위해 설립한 매체여서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껄끄러운 중국 정부의 속내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