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내달 2일 워싱턴서 ‘중동평화 협상’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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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내 합의 도달 목표… 20개월만에 직접 담판
정착촌 건설-국경선 획정 등 핵심이슈 견해차 커 난항예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중동평화 협상이 20개월여 만에 재개돼 다음 달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주요 이슈를 둘러싸고 두 나라 간 견해차가 워낙 커 난항이 예상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0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에서 조지 미첼 중동특사를 배석시킨 가운데 “2년 가까이 중단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직접 협상이 1년 내 합의 도달을 목표로 9월 2일 재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워싱턴으로 초청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협상 재개 하루 전인 다음 달 1일 두 정상과 각각 별도로 회담을 갖고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직접 협상에 나서게 된 것은 2008년 12월 말 가자지구 전쟁으로 양측 협상이 전면 중단된 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양측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 동결 시한인 다음 달 26일 이후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멈추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은 평화협상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차지한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강 서안, 가자지구를 돌려받아 독립국가를 건설하려는 팔레스타인 측은 이들 점령지에서 일종의 식민마을인 유대인 정착촌 건설이 계속된다면 평화협상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출범하게 될 팔레스타인 국가의 국경선 획정 문제에서도 갈등이 예고된다. 팔레스타인 측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 이전의 국경선 밖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온 반면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 지역에 건설된 정착촌을 포기할 수 없고 동예루살렘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왔다.

동예루살렘의 귀속과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팔레스타인은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을 독립국 수도로 삼을 생각이지만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전체 예루살렘이 분리될 수 없는 자국의 영원한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가브리엘라 샬레브 유엔주재 이스라엘대사는 2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향하는 선박을 강제로 멈추게 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볼리비아 선적 화물선 메리엄호의 의도는 현존하는 가자지구의 해상봉쇄선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의 여성 활동가와 구호물자를 실은 메리엄호는 22일 트리폴리 항에서 키프로스를 거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떠날 예정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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