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모스크 지지 후회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미국내 찬반 논쟁은 가열

“후회하지 않습니다(No regrets).”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뉴욕 맨해튼의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는 데 대해 ‘종교의 자유’를 내세우며 찬성 의견을 밝힌 것과 관련해 18일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후 미국은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공화당은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11월 중간선거에서 이슈로 만들 태세고 민주당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오하이오 주 타운홀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기자들이 “대통령 발언 후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고 하자 “후회하지 않는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공화당에서 연일 이 문제를 놓고 시비를 거는 데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이슬람권의 라마단을 축하하는 만찬 자리에서 “여기는 미국이다. 무슬림들이 이 나라의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신의 종교를 믿을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사원 건립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친 대통령의 이 발언 후 미국은 찬반양론으로 나뉘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하이오 주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집을 방문하고 뒤뜰에서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세와 9세의 두 자녀를 둔 조 와이스먼 씨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이어 뒷마당 잔디밭으로 자리를 옮겨 이웃 주민 30여 명과 함께 경제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윗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일자리 문제와 건강보험, 사회보장 시스템에 대해 주민들과 문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에서 주민들은 11월 중간선거에 대한 관심은 보이지 않고 일자리와 경제문제에 질문을 집중했다. 오하이오 주는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박빙의 승리를 거둔 곳이지만 11월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가정집 방문은 열세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