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역사책 ‘계급투쟁’ 색깔 벗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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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史-청사고 대폭 수정… 사회주의 탈피 정도 관심

중국이 계급투쟁을 강조한 기존 왕조시대의 역사서를 대폭 수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어 역사서에서의 ‘탈사회주의’가 얼마나 진행될지 관심이다. 중국의 인문 역사서적 전문 출판업체인 중화서국(中華書局)의 쉬쥔(徐俊) 총편집장은 9일 신징(新京)보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 11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지시로 200여 명의 학자가 참여한 가운데 중국의 정사(正史)인 24사(史)와 청사고(淸史稿)의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15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역사서는 역시 중화서국에 의해 1958년에서 1978년까지 20년간 수정이 이뤄진 후 이번이 2차 수정이다.

24사 및 청사고 개정공정위원회 주임도 맡고 있는 쉬 총편집장은 “기존 역사서는 특정 사건을 기술할 때 다양한 판본을 비교 기술해야 하는 기본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가장 중요한 수정 이유로 1차 수정 작업 기간에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역사 기술의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많은 정치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역사를 구분할 때 연대(年代)에 따라 해야 하는데 계급투쟁이나 농민 봉기 등을 강조하다 보니 그에 따라 기술하기도 했으며 진나라 말기의 진승 오광이나 당나라 황소의 봉기 등이 대표적이라는 것. 내용상으로는 제왕과 장상(將相)을 미화하고, 봉건도덕을 찬양하거나 노동인민을 모욕하는 내용 뒤에는 감탄부호(!)를 쓰지 못하게 하는 등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고 쉬 총편집장은 강조했다.

그는 “2차 수정 팀은 기존 역사서를 철저히 검토했다”며 “이미 나온 지 오래돼 새로운 문헌이 발굴되고 깊은 연구가 많이 진행됐으며 해외에 있는 다량의 자료도 이용할 수 있게 돼 수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4사’는 청의 건륭제(乾隆帝) 때 중국 역대 왕조(王朝)의 정사(正史)로 인정한 24종류의 사서로, 명나라까지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으며 청사고는 1928년 중화민국 정부가 멸망한 청나라의 역사를 편찬한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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