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日 사과 담화에 진정성 담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9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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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은 일본이 한국을 강제 병합한지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는 사과 담화를 15일 이전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사과 담화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병합 100년'이라는 상징적인 시점에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뜻입니다.

이번 담화의 내용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1995년 8월15일 당시 무라야마 일본 총리는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동안 일본 측이 내놓은 담화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내용으로 평가됩니다.

한국과 일본의 인적, 물적 교류는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긴밀한 관계를 실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 나라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호적 한일 관계는 상호 이해에 부합합니다. 일본이 이번에 사과 담화를 발표하기로 한 것은 한국 국민의 정서를 일본 정부가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합니다.

그러나 과거 일본 정부 내 주요 인사들이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발언을 했던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국 국민이 바라는 바는 형식적인 사과가 아닌, 일본의 진심이 담긴 사과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들은 100년 전 한일 병합 조약이 강압에 의한 무효임을 이번 담화에 반영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해 왔습니다. 일본은 한일 병합조약이 당시 국제 법규에 따른 유효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번 담화에 '무효'를 명시하는 내용이 들어간다면 두 나라 역사 문제에서 큰 걸림돌이 사라지게 됩니다. 일본 정부는 이 점을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일 관계는 과거의 문제에 끝없이 매달려 있을 게 아닙니다.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번 담화가 한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마지막 사과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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