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추문 HP CEO 퇴진… 마크 허드, 여행경비 허위청구도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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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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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컴퓨터 제조업체 HP의 마크 허드 최고경영자(CEO·53·사진)가 성희롱과 경비지출 보고서 조작 등의 추문으로 6일(현지 시간)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HP는 한때 회사의 마케팅을 대행했던 한 업체 여성 대표로부터 허드 CEO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의 투서를 받은 뒤 6월 말부터 허드 CEO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HP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성희롱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진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경비지출 보고서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허드 CEO는 1000달러에서 2만 달러 수준의 여행경비와 숙식비용 등을 회사에 허위로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HP는 “허드 CEO가 해당 업체 여성 대표와 성적인 관계를 갖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개인적이고 가까운 사이’였다”고 덧붙였다. 마켓워치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투서를 한 여성은 2007∼2009년 허드 CEO가 참석한 10여 개 행사의 진행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드 CEO는 사임 성명을 통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가 회사에서 지켜온 신뢰의 원칙에 어긋나는 사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계속 유능한 리더로 남아 있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물러나면서 1220만 달러의 퇴직금과 1600만 달러 상당의 HP 주식(약 35만 주), HP 주식을 77만5000주까지 살 수 있는 옵션 등을 받을 예정이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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