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부 “대만 겨냥 미사일 철수 고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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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 마총통 지원용” 분석에
“황해에 군사력 집중위한 것” 반론도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만 확고하게 지지하면 대만을 겨냥해 배치한 1000기 이상의 미사일을 철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중국 인민해방군 관계자가 밝혔다. 중국 군부가 대만을 겨냥해 배치된 미사일을 철수하라는 대만 국민당 정권의 요구에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겅옌성(耿雁生) 군 대변인은 인민해방군 건군 83주년 기념일(8월 1일)을 이틀 앞두고 인민해방군 베이징(北京) 군구 공병단에서 대만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겅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면 양측은 한 가족이기 때문에 미사일을 철수하는 것은 중국으로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적당한 시점에 지역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만과 군사안보 및 상호 신뢰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린중핑(林中平) 전 대만 국방부 차관은 “이는 점차 지지율이 떨어지는 마잉주(馬英九) 총통을 후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린 전 차관은 “마 총통의 현재 지지율은 46.1%로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주석의 지지율 50.8%보다 낮다”며 “이런 상태라면 2012년 총통 선거에서 마 총통이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총통 선거에서 패해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정권이 들어서면 그동안의 양안 관계 개선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린 전 차관은 덧붙였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최근 한미 연합훈련이 이뤄진 서해(황해)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상하이(上海)에서 활동하는 군사문제 전문가이자 인민해방군 예비역 장성인 니러슝(倪樂雄) 씨는 “양안 간 군사적 화해는 인민해방군이 미국에 의해 핵심 이익이 도전받고 있는 황해와 남중국해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미국이 개입된 이런 중요한 일을 다루고 있는 때에 대만 문제까지 불거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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