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 ‘엄마곰’ 동영상 정치광고 페미니즘 논란속 대선 핫이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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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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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여성들이여, 엄마곰처럼 조국위해 일어서라”

공화당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빠른 속도로 정치권의 이슈메이커로 재부상하고 있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동아일보 자료 사진
공화당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빠른 속도로 정치권의 이슈메이커로 재부상하고 있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동아일보 자료 사진
“워싱턴이여, 긴장하라. 엄마곰(Mama Grizzlies) 군단이 몰려온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이런 구호를 외치며 2012년 대선 준비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엄마곰’이라는 키워드로 최근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선보인 동영상 정치광고가 신호탄. 여기에 담긴 메시지가 페미니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시작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1분 50초간 이어지는 동영상 내내 여성스럽고 화려한 복장으로 지지자들에게 꽃을 나눠주거나 다른 여성들과의 유대를 다진다. 그는 내레이션에서 “엄마들은 무언가가 잘못되면 직감적으로 안다”며 “무언가 새끼들을 해치려는 것에 맞서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엄마곰처럼 이제 우리가 일어설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올해는 상식을 가진 보수적 여성들이 조국을 위해 일어나는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엄마들의 각성(Mom Awakening)’을 촉구한다.

공화당의 전략가 그레그 뮬러 씨는 “페일린은 스스로를 아주 잘 자리매김 시켰고,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동영상 한 편이 공화당 대선경쟁 구도를 벌써부터 바꿔놓고 있다”며 “페일린이 올 중간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고 2012년 대선의 핵심 카드가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08년 대선 당시 키워드였던 ‘하키맘(hockey mom)’에 이어 여성을 겨냥한 그의 이번 광고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에서는 “모성을 보수주의 여성의 전유물처럼 포장해 이분화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막상 여성계에서조차 “핑크색 옷을 입고 여성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페미니즘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떻든 페일린 전 주지사의 빠른 부각은 워싱턴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갤럽이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2012년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그는 76%를 얻어 다른 유력 경쟁자들을 10%포인트 이상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한 회에 7만5000달러의 강연료를 받는 대중적인 인기와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도 그의 장점. 그는 최근 석 달간 각종 강연료와 인세, 후원금 등으로 86만6000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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