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난민들 “귀향은 별따기”

  • Array
  • 입력 2010년 6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전세계 4330만명 타지 떠돌아
작년 귀환 25만명… 점점 줄어

전쟁과 내란 기근 등으로 집을 잃은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14일 발표한 난민보고서에 따르면 국경을 넘은 1520만 명의 난민을 포함해 지난해 집을 잃고 타지를 떠도는 사람이 4330만 명으로, 1990대 중반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자국 내에서 고향 집을 잃고 내쫓긴 사람이 271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반면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2004년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25만1500여 명만이 귀환했고, 나머지는 여전히 다른 지역이나 나라를 떠돌며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고등판무관은 “수단이나 이라크처럼 분쟁이 해결되는 듯했던 나라들의 상황이 여전히 정체 상태”라며 “특히 지난해엔 귀환한 난만 수가 20년 내 최악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지 1년이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고작 530만 명만이 귀환에 성공했다. 첫해에는 200만 명이 돌아갔지만 2008년에는 27만5000명, 지난해에는 5만7000명으로 귀환자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 치안 상황이 불안할뿐더러 집을 포함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말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 수단 콜롬비아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볼커 투어크 UNHCR 보호담당 이사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충돌 때문에 난민들이 안전하게 귀환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의 난민이 한 번 난민이 되면 5년 이상 계속되는 ‘난민 장기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