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구호선 또 나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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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이어 두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탑승

특공대 충돌없이 선박장악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구호선을 공격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해상봉쇄를 돌파하려던 국제구호선을 나포했다.

이스라엘군은 5일 낮 12시 반경 아일랜드 구호선 ‘레이철 코리’호(1200t급)가 가자지구에서 약 30km 떨어진 공해상까지 접근하자 해군 특공대를 투입해 선박통제권을 장악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구호선을 나포한 것은 친팔레스타인 활동가 9명이 사망한 지난달 31일에 이어 일주일 사이 두 번째다.

이스라엘군은 나포에 앞서 이스라엘 남부 아슈도드 항에 정박할 것과, 항로를 바꾸지 않을 경우 저지하겠다는 경고를 세 차례 보냈으나 레이철 코리 호가 이를 무시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구호선에 붙여진 레이철 코리는 2003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미국인 여성 평화운동가의 이름이다.

특공대 투입 당시 이 배에는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 평화운동가 메어리드 코리건맥과이어 씨 등 친(親)팔레스타인 활동가 11명과 승무원 8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유혈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도 “저항 없이 통제권을 장악했다”며 “어떠한 폭력사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이를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특공대를 동행 취재한 이스라엘 언론을 인용해 이번 작전에 미사일초계정 2척에 나눠 탄 20여 명의 특공대원을 투입했으며 5분 만에 선박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이번 항해를 기획한 자유가자운동은 공해상에서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선박 장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단체의 그레타 벌린 대변인은 “(특공대가) 선박에 올라 탄 자체가 폭력행위”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해상봉쇄를 풀 때까지 무력화 시도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구호선 4척이 가자지구로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앞으로 이스라엘 해군과의 해상대결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최근 두 차례 구호선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똑같은 절차를 사용한 점을 강조하며 “오늘 우리는 평화 활동가가 탄 구호선과 폭력적인 테러 극단주의자들이 탑승한 구호선의 차이를 알게 됐다”고 군 작전을 칭찬했다.

이스라엘군은 나포한 레이철 코리 호를 아슈도드 항으로 압송했으며 승무원과 승선자 전원을 6일 중 이스라엘에서 추방하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레이철 코리 호에 실려 있던 시멘트 등 약 1000t의 구호품은 하역해 정밀 검색한 뒤 무기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모든 구호품을 육로를 통해 가자지구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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