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나오토 총리] 대표적 친한파… 한일우호 중시, 北엔 강경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5일 03시 00분


■ 한국과 관계는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으로 분류되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집권 후에도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간 총리는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초선의원 시절부터 일본 사회의 편협한 역사인식을 비판해 왔으며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 때 최상이었던 한일 관계가 간 총리 때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한일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간 총리는 한국과 일본의 의원 친선모임인 일한의원연맹 소속 멤버로 민주당 일한의원교류위원회 고문도 맡는 등 한국을 잘 아는 의원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야당 의원을 한 데다 외교보다는 사회경제 정책통에 가깝기 때문에 그의 외교적 성향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게 외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도 일본 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석해 이 대통령과 면담했다.

특히 간 총리는 2002∼2004년 민주당 대표 시절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한국, 중국과 외교적 문제를 일으키자 “총리로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자제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그는 재일교포 등 영주 외국인의 지방참정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2003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신년회에 참석해 “영주 외국인의 지방참정권에 찬성하는 공명당과 생각이 같다”며 “참정권 획득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연설해 박수를 받았다. 또 한 사석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 “일부 보수 우익 세력이 왜곡 역사교과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발언해 우익 세력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간 총리는 일조(북-일)국교정상화추진의원연맹 고문을 맡는 등 북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9년 선배 의원인 덴 히데오(田英夫) 의원의 요구로 이른바 ‘재일 한국인 정치범 29명 석방요청서’에 서명했다가 이 가운데 일본인 납북에 관련된 북한 공작원이 포함돼 물의를 빚은 적도 있지만 이후에는 대북 강경 자세를 취해 왔다. 특히 2003년 민주당 대표 시절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과 관련해 오사카(大阪) 시 가두연설에서 “후세인과 스탈린 동상도 무너지는 마당에 북조선이 무너지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해 북한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이 간 총리 시절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국가의 전반적 발전전략을 짜는 국가전략상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무상 등을 두루 거치면서 한일 FTA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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