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토야마-오자와 동반 퇴진]간 부총리, 혼란 정국 수습에 적임자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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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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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총리는 누구?

마에하라-오카다도 물망

후임 총리를 맡게 될 민주당 대표 후보로는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재무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반(反)오자와파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상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간 부총리는 2일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 5일 부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도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반면 다른 후보군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간 부총리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 점쳐지는 이유는 ‘내각의 2인자’로서 혼란한 정국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참의원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당내 조정능력이 뛰어난 간 부총리를 수평 이동시키는 것이 최적이라는 현실적 판단에서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간 부총리는 1980년 사회민주연합 후보로 중의원 의원에 당선된 뒤 10선의 경력을 쌓았다. 하토야마 총리와 함께 1996년 옛 민주당을 결성한 원년 멤버로 민주당 내 장년층 그룹을 대표하는 상징성도 있다.

간 부총리는 당내 40여 명의 의원을 거느린 소수파지만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도 긍정적이다. ‘오자와 그룹’은 민주당 전체 의원 420여 명 가운데 150여 명으로 당내 최대 계파다. 여기에 정치적 맹우(盟友)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파벌도 40∼50명이어서 간 부총리가 두 그룹의 지지를 받을 경우 과반수인 210표 이상을 얻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하토야마-오자와 투 톱 체제가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실패한 마당에 당의 이미지를 쇄신할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자와 간사장의 영향력 밖에 있는 반(反)오자와 정치인을 내세워야 민심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대로 된 경선을 통해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차기 총리를 미리 낙점하고 구색 맞추기식으로 대표를 선출했다가는 과거 자민당 시절의 밀실정치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반오자와파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이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은 부실 국책사업의 상징인 얀바 댐 공사를 중지시키는 등 정책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일본 언론 여론조사에서는 ‘일본의 지도자로 기대하는 정치가’ 1위에 선정되는 등 대중적 인기도 있다. 현재 민주당 내 마에하라 지지자는 80명 정도에 그치지만 당의 체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경우 ‘마에하라 총리’도 무시할 수 없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하토야마 총리에 맞서 선전한 오카다 외무상과 ‘예산 재배분 사업’으로 인기를 얻은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행정쇄신상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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