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하늘 화산재 다시 확산…항공기 1000여편 운항 중단

12일 개막 칸영화제 차질 우려

항공대란을 일으켰던 아이슬란드의 화산재가 다시 퍼지면서 유럽에서 10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잇따라 취소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유럽 항공안전기관인 유로컨트롤은 9일 화산재 구름이 남부 프랑스와 스위스, 북부 이탈리아에 걸쳐 긴 띠를 형성하고 있어 유럽 상공의 항공기 운항 중단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8일(현지 시간)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을 포함해 북부 지역의 공항 19개가 폐쇄됐으며, 900여 편의 항공기 이착륙이 취소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약 6000m 상공까지 솟아오른 화산재로 인해 북부지방 공항 대부분이 폐쇄됐다. 포르투갈에서는 리스본과 포르투, 파루에서 항공기 137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또 영국에서는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스페인, 포르투갈, 카나리아 제도 등지로 가는 항공기 등 28편이 결항됐다.

프랑스는 칸의 관문인 니스 국제공항의 여객기 20여 편에 대해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 화산재가 수일 내에 걷히지 않으면 12일 개막하는 63회 칸영화제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대서양 횡단 여객기도 화산재를 피해 노선을 우회하면서 비행시간이 평균 1시간 반∼2시간 더 걸리고 있다. 유로컨트롤은 화산재 구름이 9일 저녁까지 독일 남부와 체코, 오스트리아 일대 상공을 덮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에이야D랴외퀼 화산은 지난달 14일 폭발해 약 1주일간 유럽 항공을 마비시켰으며 이달 초부터 다시 많은 양의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다. AP통신은 “현재 상황은 10만 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던 지난달의 항공대란과는 비교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지금도 아이슬란드 화산이 해외여행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화산재 분출이 국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일 “화산재 분출량이 적고, 이동경로도 1차 폭발과 달리 아이슬란드 서남쪽으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돼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유럽 노선을 포함한 인천국제공항 전 노선은 결항 없이 운행됐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