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죽창 vs 고무탄 공방… 군인 1명 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레드셔츠’ 가두시위 재개… 군 “자위권 차원 실탄 쓸수도”

가두시위를 재개한 태국 반정부시위대(UDD)와 군경이 또다시 충돌해 군인 1명이 숨지는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태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명 ‘레드셔츠’로 불리는 UDD 회원 2000여 명은 이날 오후 농성 거점인 랏차프라송 거리로부터 50km 떨어진 방콕 북부까지 픽업트럭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두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군경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며 돈므앙 국내공항 인근 거리에서 시위대를 차단하면서 양측이 충돌했다. 시위대는 군경의 저지선을 뚫기 위해 죽창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방콕의 긴급의료센터 관계자는 “군인 1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그러나 군인이 시위대가 쏜 총을 맞고 숨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UDD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꾸아르는 “군이 무장하지 않은 시민을 향해 전투무기를 사용했다”며 “우리는 전혀 두렵지 않으며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세른 깨우깜네르드 군 대변인은 “군은 시위진압에 고무탄을 사용하고 있지만 자기 방어가 필요할 경우엔 실탄도 사용할 권한이 있다”며 “현 시점에서 태국 사회는 시위대가 트럭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두시위를 벌이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국가 안정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 선다면 사임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지금의 정국은 테러행위와 국가 안정 등 여러 문제들이 복합돼 있어 단기처방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40일 넘게 반정부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UDD는 10일 군경과 시위대의 충돌로 25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발생한 후 가두시위를 중단한 채 쇼핑 중심가인 랏차프라송 거리에서 농성 시위를 벌여 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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