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대체 뭐 하는 짓이야(What are you f×××××× playing at)?”
21일 오후 영국 런던 켄싱턴에 있는 일간지 인디펜던트 편집국 안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더타임스 뉴욕포스트 폭스TV 등을 이끌고 있는 미디어종합그룹 뉴스코프 유럽아시아 대표이자 루퍼트 머독 씨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 씨(38·사진)가 경쟁사에 예고 없이 방문해 이처럼 소리쳤기 때문이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사이먼 켈너 편집국장 앞으로 가 인디펜던트지를 흔들며 고함을 쳤다는 것. 옆에는 더타임스와 더선을 발행하는 뉴스인터내셔널 레베카 브룩스 최고경영자도 함께 있었다.
머독 씨가 들고 흔들었던 인디펜던트지는 이날 전국에 30만 부 한정으로 무료 배포한 특별판이었다. 1면에는 ‘소유주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인디펜던트의 주장이 담긴 광고가 실렸다. 머독 씨의 항의 방문은 바로 여기 삽입된 ‘루퍼트 머독이 이번 총선(5월 6일 예정)을 결정하지 않는다-당신이 결정한다’는 문구 때문이었다.
당황한 켈너 국장은 머독 씨와 브룩스 씨를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갔고 이어 15분 동안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국장은 그들이 간 후에 “머독이 욕설(expletives)을 퍼부으며 그 광고가 아버지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비난했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사건을 목격한 한 기자는 “30년간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분개했다고 한다. 뉴스코프는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웨스트민스터대 언론학과 스티브 바네트 교수는 “만약 아버지의 사생활이 공격당했다면 분노하는 아들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선거에 영향을 주려 했다는 인디펜던트의 주장이 아버지의 평판을 해쳤다고 화를 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루퍼트 머독은 2007년 영국 상원 위원회에 자신의 신문 사설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스스로) 말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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