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1시간 안에 지구의 어느 곳이라도 타격할 수 있는 재래식무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핵무기 감축을 선언함에 따라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 미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테러 조직이나 적대국을 상대로 하는 새로운 억지 수단으로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필요하다” “현재의 비핵무기 옵션은 군사적으로 지나치게 제한돼 있고 대응 속도도 늦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 프로그램을 ‘신속한 글로벌 타격(Prompt Global Strike)’으로 이름 지었으며 이미 수년 전부터 새 미사일을 개발해왔다는 것이다. 미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신속한 글로벌 타격’ 프로그램을 위해 2011 회계연도에 2억40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놨다. 올해보다 45%나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새로운 재래식 미사일은 빨라도 2015년 이전에는 나올 것 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움직임이 비핵무기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핵 없는 세상’ 추구 계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도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재래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러시아와 중국이 핵미사일 발사로 오인하고 핵무기로 보복할 가능성에 대해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재래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보다 저고도로 비행하게 만들어 외부에서 구별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서명하긴 했지만 재래식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여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2월 미 국방대 강연에서 “재래식 미사일을 현대화하면 핵무기를 많이 감축하더라도 군사 강대국으로 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공군은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사용되는 ‘피스키퍼3’ 미사일을 개조한 재래식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며 개발이 완료될 경우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