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순간 그녀는 CCTV 향해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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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간부 암살참여 여성 수배령… “성형수술중 일수도”

지난달 19일 하마스의 간부 마흐무드 알마브후흐가 두바이의 알부스탄 호텔에 도착하자 홍일점 게일 폴리어드(사진)의 임무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호텔 폐쇄회로(CC)TV는 폴리어드를 조용히 비췄다. 침착하게 방값을 현금으로 지불하던 그는 복도에서 카메라를 향해 씩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객실 230호에서는 암살 실행조 4명이 알마브후흐를 살해하고 있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0일 알마브후흐 암살에 가담한 11명 중 유일한 여성인 폴리어드에 대해 보도했다. 두바이 경찰은 폴리어드가 호텔직원인 척 행동하며 알마브후흐가 문을 열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위조여권에 따르면 그는 26세의 아일랜드 출신. 사건 당일에는 검은색 가발을 썼지만 원래는 금발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그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서 암살과 납치를 전담하는 키돈(Kidon) 부서의 요원일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키돈 내 여성 요원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훈련학교에서 2년 동안 여러 기술을 연마한다. 여성 요원은 목표물을 그림자처럼 미행하는 법을 비롯해 호텔 잠입술, 변장술, 속옷 안에 총을 감추는 기술 등을 배운다. 1960년대 모사드 수장인 메이르 아미트는 키돈 내 여성 요원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여성들은 ‘베갯머리 대화(Pillow Talk)’처럼 남성에게 없는 기술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성(sex)을 이용해왔다. 상대방이 요구해서 자는 것만은 아니다. 남자가 뭔가를 말해주면 그 대가로 잠자리도 가능하다고 남자를 믿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폴리어드는 두바이를 떠났으며 인터폴은 적색수배령을 내렸다. 이 신문은 그가 텔아비브 모사드 본부에서 상관에게 보고 하고 있거나 성형수술을 받고 있을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또 “당분간 남편, 가족, 친구들은 그와의 연락이 끊길 것”이라며 “하지만 그가 모사드의 영웅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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