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명에 정보원 20명” 中공안, 정보원망 첫 노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인구 33명당 1명의 정보원.’

중국의 지방 공안국장이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관마다 정보원을 20명씩 두고 있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공안이 광범위한 정보원망을 운용하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되기는 처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신화통신을 인용해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한 지방정부 류모 공안국장은 정보원 1만2093명을 고용해 모든 범죄의 ‘눈’과 ‘귀’ 역할을 담당케 하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이 지방정부의 인구는 40만 명이다.

류 국장은 “일의 최우선 순위는 정부기관에 항의로 이어질 수 있는 마찰이나 불만 요소에 관한 첩보를 수집하는 것”이라며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조화롭지 못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인 첩보 수집과 사후 처벌이 아닌 사전 해결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반정부 조직 움직임부터 토지 수용에 관한 불만 등 첩보 수집 범위는 다양한 것으로 예상된다. 류 국장은 한 사례로 촌민들이 정부기관을 상대로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을 미리 입수해 촌민들이 그렇게 못하도록 설득한 것을 들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니콜라스 베퀠린 아시아담당 연구자는 “정보망이 얼마나 완벽한지를 과시하고 싶어서 말한 것 같다”며 숫자를 부풀렸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 다른 인권단체 관계자는 “정보원들이 가치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정부에 진정서를 내는 것은 합법이고 오랜 전통이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관할지역에서 그런 활동이 가급적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협박이나 구류 등 불법 수단에 의지해 문제가 종종 대형 집단행동으로 커지곤 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