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폭설… 연방정부 나흘째 휴무 사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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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등 동부지역 강타… 누적 적설량 141.2cm 사상최고
뉴욕도 폭설 예보… 유엔본부 문닫아 반기문 총장 자택근무

미국 워싱턴을 포함한 동부 해안지역에 9일 밤(현지 시간)부터 2차 폭설이 내리면서 미 연방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나흘 연속 문을 닫았다.

이번 폭설로 지난해 12월 18일부터 내린 워싱턴의 겨울 누적적설량은 10일 오후 4시 현재 141.2cm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금까지 사상 최고기록은 1898년 말∼1899년 초의 적설량인 138.2cm였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엔 올겨울 들어 166.9cm, 볼티모어엔 166.6cm가 내려 모두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인터넷판에서 “여러분은 지금 역사의 현장에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립기상청은 9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발이 굵어지면서 강풍까지 동반하자 10일 아침을 기해 워싱턴과 인근 볼티모어 펜실베이니아 뉴욕 롱아일랜드 등에 눈보라(blizzard) 경보를 내렸다. 눈보라 경보는 시속 56km 이상의 강풍을 동반해 가까운 거리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설이 쏟아지는 상황이 3시간 이상 이어질 때 내리는 것으로 이날 워싱턴 시내에선 인적이 뚝 끊겼다.

눈을 채 치우기도 전에 2차 폭설이 도심을 강타하면서 워싱턴은 지난 주말부터 수도 및 도심 기능을 상실했다. 이번 주 들어 연방공무원 23만 명의 휴무사태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1996년 1월 폭설로 사흘 연속 연방정부가 문을 닫은 적은 있지만 나흘 연속 휴무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연방정부가 휴무하면 하루 1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해 지난주 금요일 반나절 근무를 포함하면 지금까지 이번 폭설로 인한 납세자들의 손실액은 4억50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워싱턴과 인근 버지니아 주 대부분의 공립학교는 이번 주말까지 휴교하기로 했다.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도 10일 폭설이 쏟아지면서 대부분의 학교가 휴교에 들어가고 관공서가 문을 닫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맨해튼에 있는 유엔본부가 문을 닫으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평일에 자택근무를 했다. 유엔본부 폐쇄 조치는 뉴욕 일원 폭설 예보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시청 폐쇄 조치를 취함에 따라 유엔본부 관리국이 반 총장의 재가를 받아 시행한 것이다.

9일 밤부터 내린 눈으로 10일 오후 10시 현재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25.4cm, 뉴저지 주 리지우드에는 32cm, 롱아일랜드 사우스밸리 스트림에는 33cm의 눈이 쌓였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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