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재정위기 그리스 대출보증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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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차원 지원설 무게… 그리스 공공노조는 24시간 총파업 강행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지원에 미온적이던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가 이번에 지원에 나선다면 유로 단일통화권 출범 이후 11년 만에 하는 첫 지원사례가 된다.

미국과 유럽 언론은 9일(현지 시간) EU 회원국이 그리스 지원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독일이 다른 EU 회원국과 함께 그리스 등 재정 위기에 처한 일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에 대출보증을 서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최근 며칠 동안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1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대출보증이 유로존의 재정 위기를 타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울리히 빌헬름 독일 정부 대변인은 “유럽 각국 정부가 이미 그리스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호주를 방문한 트리셰 총재가 일정을 하루 앞당겨 11일 브뤼셀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원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독일 정부 관계자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U 회원국이 그리스 지원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어떻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가 급반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0.25포인트(1.52%) 오른 10,058.64로 마감해 하루 만에 10,000 선을 회복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주가지수도 0.15∼0.38% 오르며 장을 마쳤다.

한편 그리스 공공부문 노조(ADEDY·조합원 60만 명)는 10일 24시간 총파업을 시작했다.

항공관제사와 철도 직원, 국립병원 의료진, 학교 교사 등이 동참해 그리스 전역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편이 전면 취소됐으며 국철 운행도 중단됐다. 대중교통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AP통신은 공공노조가 임금 동결을 비롯해 신규채용 중단, 상여금 삭감, 은퇴연령 2년 연기 등을 핵심으로 한 정부의 대규모 지출 삭감 조치에 항의해 총파업을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한 노조원은 “정부의 조치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 정책이 뒤집힐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200만 명을 둔 최대 노조인 노동자총연맹(GSEE)이 이달 24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10일 총파업을 벌인 공공노조도 추가 파업 실시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이어서 노동계의 반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지적했다. 경제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모든 국민이 해법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는 빚더미 속에 파묻힐 것”이라며 재정적자 감축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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