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성탄절 테러기도 내가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5일 03시 00분


알자지라, 육성 테이프 공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사진)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미 여객기 폭탄테러 기도사건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하는 한 미국에 대한 공격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빈라덴의 육성 테이프를 알자지라 방송이 공개했다고 전했다. 테이프에 따르면 빈라덴은 “이것은 오사마가 오바마(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폭탄테러를 기도한) 영웅 같은 전사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9·11 (테러를 일으킨) 영웅들이 전한 메시지와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팔레스타인에서 진짜 안전을 누리지 못하는 한 미국 또한 안전을 꿈꿔서는 안 된다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우리 형제들이 최악의 삶을 살고 있는데 당신네 미국인들이 좋은 삶을 누리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을 돕는 한 우리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외신은 이 테이프에 담긴 것이 진짜 빈라덴의 육성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고 전했지만, 알자지라 방송은 빈라덴 육성이 틀림없으며 한달 전 녹음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도 빈라덴은 6차례에 걸쳐 육성 테이프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크리스마스 여객기 폭탄 테러기도 사건은 알카에다의 예멘 지부가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번 육성 메시지가 빈라덴이 세계 여러 알카에다 지부를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 자신의 건재를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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