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면 아래 10km서 발생… 파괴력 컸다

동아일보 입력 2010-01-14 03:00수정 2010-01-14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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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티 지진 피해 왜 컸나

아이티 관통하는 단층, 인접 카리브판 압박에 밀려
건축 기준조차 없는 빈국… 대부분 주택-건물 부실
아이티에 240년 만에 최악의 지진이 발생한 이유는 뭘까. 지질학자들은 지각 판의 움직임이 이번 강진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티는 북쪽으로는 거대한 북미 판, 남쪽으로는 카리브 판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 있으며 ‘엔리키요 플랜틴 가든’이라는 이름의 단층이 아이티를 관통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 지구물리학연구소의 폴 만 박사는 카리브 판이 움직이면서 이 단층을 압박해 단층 주변의 지각 판에 충격을 준 것이 이번 지진의 원인이라고 미국 마이애미헤럴드에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이 단층을 따라 대형 지진이 일어날 개연성을 경고해 왔으며, 이번 지진의 진앙도 이 단층에 위치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또 만 박사는 “이번 지진은 지표면 아래로 불과 약 10k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파괴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빅토르 차이 연구원은 “지진으로 인해 지표면이 흔들리는 강도를 1∼10으로 나눈다면 이번 지진은 9에 해당할 만큼 강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지진의 피해가 큰 것은 강진의 탓도 있지만 아이티의 건물과 주택들이 부실하게 지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인재(人災)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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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인 데다가 2004년 부정선거 의혹과 반군의 공격으로 대통령이 해외로 망명하는 등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축 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실질적인 건축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200만 명이 밀집해 사는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주택들은 비탈에 위험하게 지어졌고 내진설계도 하지 않았다. USGS의 데이비드 월드 씨는 “건물설계나 건축 측면에서 볼 때 이곳은 지진에 매우 취약한 지역”이라며 “비교적 지진 위험이 없었다는 이유로 대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11월 포르토프랭스에서 학교 건물이 무너져 10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 뒤, 시 당국이 건축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건물의 약 60%가 엉성하게 지어져 평상시에도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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